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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골든타임 내 치료받는 환자는 10명 중 3명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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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2-07-11 09:02 조회1,739
이경복 뇌졸중학회 정책이사 인터뷰
 
치료 지체되면 뇌에 산소공급 안돼 사망하거나 평생 장애 안고살아야
시설 갖춘 뇌졸중센터 지역간 격차 고령층 많이 사는 소도시엔 태부족 병원 전전하다 골든타임 놓치기도
“전문인력·시설 확충 시급한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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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뇌졸중은 예고 없이 찾아오면서, 치료 시간에 따라 사망과 생존뿐 아니라 장애 여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응급 중에서도 ‘응급 질환’입니다. 

그런데도 응급실에서 치료를 못 받아 전원되는 경우가 아직 많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지방 소도시는 그런 안타까운 사례가 정말 너무 많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며 국내 의료 시스템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더욱 굳건해졌다. 그래서 뇌졸중처럼 ‘유명한 응급 질환’은 

본인만 간과하지 않으면 바로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 운명은 ‘주거지역’에 따라 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경복 대한뇌졸중학회 정책이사(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8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뇌졸중 치료 지연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의 실태에 대해 크게 걱정했다.

뇌졸중은 연간 약 10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암과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국내 주요 사망 원인 4위다. 

뇌혈관이 막히거나(허혈 뇌졸중) 뇌혈관이 파열되면서(출혈 뇌졸중) 발생하는데, 4명 중 3명이 허혈 뇌졸중이다. 

허혈 뇌졸중은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간 안에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혈전을 녹이거나, 기구를 뇌혈관에 삽입해 혈전을 제거해야 한다. 

시간이 지체되면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돼 사망하거나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3시간. 

그러나 골든타임에 맞춰 치료를 받은 환자는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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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주요 사망 원인별 비교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뇌졸중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42명인데, 미국은 22명, 일본은 23명입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도 대부분 20명보다 적습니다.”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은 데에는 환자의 증상 인지가 늦은 경우도 있지만, 치료 지연도 한몫하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10명 중 2명은 첫 병원에서 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불가능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된다.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센터 분포는 소위 ‘복합쇼핑몰 분포’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지역 격차’로 이어진다. 

전남은 10명 중 4명꼴로, 광주와 충남은 10명 중 3명꼴로 전원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소도시에 ‘뇌졸중 고위험군’인 고령층이 다수 거주한다는 점이다.

이런 지역차는 결국 높은 장애, 사망률로 이어진다. 한 사례로 경기 외곽지역에 살던 70대는 오전 9시20분 운동 중 쓰러졌는데 

다음 날 새벽에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좌측 중대뇌동맥이 막혀 혈전제거술이 필요했지만 20분 만에 도착한 첫 병원에선 시술이 불가능했다. 

또다시 2차 병원에 갔지만 그곳 역시 마찬가지. 골든타임을 한참 놓친 그는 심한 우측마비로 대화가 불가능했고,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 

똑같이 좌측 중대뇌동맥이 막힌 서울의 또 다른 70대는 ‘운 좋게’ 쓰러진 후 20분 만에 뇌졸중센터가 있는 병원에 도착, 혈전제거술까지 ‘한 큐’에 해결하며 

아무런 후유증 없이 회복했다.

“전남은 대부분 광주로 전원돼 전원율이 높습니다. 권역 및 지역 응급의료센터 163곳 중 뇌졸중센터 인증을 받은 곳은 74곳에 불과합니다. 

응급의료센터의 30%에서는 전문인력의 24시간 근무가 불가능한 상황이죠.

응급의료센터 중 절반쯤인 53.7%에서만 적절한 재관류 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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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복 대한뇌졸중학회 정책이사(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뇌졸중 급성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뇌졸중센터의 57%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뇌졸중 치료가 늦어지면 1시간마다 3개월 후 정상생활을 할 확률이 10%씩 떨어진다.

 사는 지역이 뇌졸중 치료 후 장애 여부와 사망률을 결정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제공 


뇌졸중센터로 인증받은 곳은 혈전 용해와 제거 시술이 가능하고, 뇌졸중 집중치료실 운영과 함께 24시간 전문인력 상주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급성기에는 재발이 잦아 집중치료실과 24시간 전문인력 상주가 필수인데, 이 부분에서 뇌졸중센터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과락’이 생겼다. 

이런 지역은 의사 퇴근 후 뇌졸중 환자가 들어오면, 적정한 처치를 받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지체될지 장담할 수 없는 셈이다.

그래서 이 교수는 첫 병원에서 뇌졸중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처음 병원 가는 것이 잘못되면 모든 것이 꼬입니다. 두 번째 병원에 전원되기까지 최소 1시간이 소요되죠. 그 1시간은 3개월 후 정상 생활하는 

확률이 10%씩 떨어지는 시간입니다.”

결국 문제는 자원, 즉 인력과 자본이다. 신경과 역시 의료계 인력 ‘빈익빈 부익부’ 세태에서 외과, 소아청소년과와 함께 ‘인력난’을 겪는 진료과가 됐다. 

노동 강도가 높은 만큼 전공의 지원자가 줄었지만 보강은 없고, 줄어든 지원자를 보며 또다시 지원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 교수는 “인구구조가 바뀌어 과거보다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치매, 뇌졸중과 관련된 신경과 전공의 수는 더 늘어나야 함에도 

오히려 다른 진료과와 함께 일률적으로 감축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남는 정원을 필요한 과에 재배분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정부 역할을 강하게 지적했다.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가 유지되지 못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처 세계일보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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